시작하기 앞서
한 달에 한 권씩 읽어야 한다는 목표는 두 달에 한 권 읽어야지요 변했다…. 이전에 올렸던 포스팅은 9월 6일 벌써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분명 엊그제 김상욱 작가님 책을 읽고 포스팅 한 거 같은데 말이다. 룰루밀러의 책을 다 읽은 것도 10월인데 독후감은 11월에 쓰고 있는 나 자신. ㅜㅜ 또 자기반성과 함께 블로그 글을 시작한다. ㅋㅋ 그만 반성하고 싶다. 벌써 세 번째 책을 읽고 있는데 이번에는 두 책을 동시에 읽고 있어서 다음 독서 포스팅은 좀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거 같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선택하게 된 동기
나는 문학은 "픽션이다.", "거짓말이다.", "꾸며낸 이야기다." 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책을 읽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나서 배워가는게 별로 없는 느낌이 항상 들었다.
일단 문학에는 큰 관심이 없는 나는 자연/과학 책을 읽고 싶었다.
여러가지 구독한 채널 중 '최재전의 아마존'에서 책을 추천하는 영상이 있었는데 거기서 룰루 밀러의 책을 추천해주기도 했고 책을 자주 읽는 언니가 분명 과학책인데 추리 소설같고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은거 같다고 언니 본인의 무기력하고 자기파괴를 일삼는 사람에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 이자 일기장이라면서 너무나 강추를 하길래 언니한테 책을 빌리게 되었다.
나는 언니가 말해줬던 책의 내용도 흥미로워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가장 읽고 싶게 했던건 책 제목이였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제목에 대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은거 같다. 상식을 위해 읽어야 하는 책도 좋지만, 평소에 '감히'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은 무척 반갑고 고맙다.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그 책이다.
예전에 내가 책을 쓴다면, 그건 나같이 무기력하고 자기파괴를 일삼는 사람에게 벗어날 수 있었던 꿀팁을 전수해주는 내용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 책은 내가 상상했던 종류의 超상위 버전이다.
과학자였던 아버지는 룰루 비데에게 "너는 이 세상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음", "우주적으로 봤을 때 너는 점 위에 점에 불과", "어떤 면에서는 개미보다 못한 존재"라고 팩폭을 날린다. 맞는 말인데, 동시에 문득 생각한다. "아무 것도 아니라면 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야 하는건가?", "세상이 이렇게 좆같은데 어떤 걸 붙잡고 살아가지?", "아버지는 저렇게 자기만의 도덕률을 만들고 해맑게 사는 데, 나는 왜 저렇게 못할까?"라고 계속 묻는다.
그러다 우연히 세상에서 쓸 데 없는 일을 가장 열심히 한, 그러다 세상으로 부터 인정 받기도 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본인이 공들여 온 행위가 무너질 때 마다 '다 울었니? 그럼 할 일을 하자 ^^' 라는 태도를 보이는 그를 보며 "저렇게 전진할 수 있는 동기 혹은 힘은 뭐지?"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에 저자는 생각했다. 아무 것도 아닌 내가 나아가야 할 '단서'가 혹시 저 과학자의 발자취에 있지 않을까하는.
전개가 마치 그알을 보는 듯 하다. 시간 순으로 진행되다 엽기 토끼 판박이처럼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왓 더 데이비드! 미친거야? 정말 실망이야! 그를 나침반 삼고자 했던 룰루 비데 역시 놀랬던지, 부정하고 싶어하는 부분도 읽힌다. 그러나 파워 T인 룰루 비데는 머리채를 붙잡고 이성을 놓치지 않는다. 되려 데이비드가 어느 시점에 삔또가 나갔는지 되짚어 보기도 한다.
룰루 비데가 최애의 몰락을 지켜보며 얻게 된 교훈이 나오는 막장부터는 밑줄 긋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야, 이야, 이야만 여러번 말한 듯. 언젠가 국장님이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걸어온 길을 부정하는 게 그렇게 어렵다고. a를 주장해왔는데 거짓이라고 밝혀질 때 인정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이다. 데이비드는 이걸 못했다.
앞으로 이런 책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이 책으로 인해 세상을 경이롭게, 겸손하게 봐야 하는 이유를 배웠다. 민들레의 교훈을 기억하고 나 편하자고 선을 쭉쭉 그어서 넌 여기, 넌 저기, 넌 그런 류, 나는 그런 류라고 얘기하지 말자. 환경에 따라 진화 중이라고 다윈이 그러지 않았나.
우리는 엔트로피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 어쩌다 태어나버린 변이다. 다양성, 혼란 등이 우리에게 어울리는 단어지. 변이가 앞, 뒤, 옆과 같아서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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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하는 것 보다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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